변호일기

어떤 조합장은 왕이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12-29 조회수 : 365

3(자격) 본 회원은 (버스회사) 조합원(조합장)으로 구성한다.

1: 조합원(조합장 이름)을 위한 구성원이다.

2: 차기 조합장에 야망이 있는 자 또는 목적을 훼손하는 자는 제명을 원칙으로 함

청주시 한 버스회사 친목회 회칙에 나오는 회원 자격입니다. 이 친목회가 실질은 특정 조합장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모임임이 회칙에도 분명하게 나옵니다. 이 친목회 회원은 회사 전체 조합원의 2/3 정도 됩니다. 위 회칙에는 버스회사, 조합장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위 조합장은 조합비로 자신을 위한 친목회 식비를 결제하였고, 이에 대해 조합비를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고발하였으나, 혐의없음 처분되고, 항고도 기각되었는데,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습니다. 고발인이나 저의 판단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으나, 수사가 크게 미진하였다는 생각입니다. 고발인이 수집할 수 없는 자료들을 수사기관이 좀 더 넓게 확보하고, 이를 근거로 조합장 등을 추궁하였다면 결론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봅니다.

다음은, 재정신청서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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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은 근로자를 위한 조직입니다. 그런데 피의자는 장기간 조합장으로 있으면서,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조합원들을 금품으로 회유하고, 친인척관계에 있는 사주와의 관계를 동원해 배차 불이익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왕국을 만들어 왕처럼 군림해 왔습니다.

많은 조합원들이 생계에 대한 위협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피의자의 위와 같은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아, 노동조합이 정말로 근로자들을 위한 조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고발인은 무고로 처벌받는 것도 감수하고 이 사건 고발을 하였으나, 수사기관의 수사는 너무나도 미진하였습니다. 검찰의 수사력은, 검찰이 선택하는 사건이 아니라, 검찰에 들어오는 개별 사건 하나하나에 공정하게 집중되어야 합니다.

부디, 재정신청 재판부에서는 사실관계 및 법리를 꼼꼼히 살피셔서, 원처분을 취소하고, 기소 결정을 하여, 불의가 사회 곳곳에서 일상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